인터스텔라[약스포] │ 취미 │





인터스텔라
[스포일러 주의]

무척 반갑고 심장이 끓어오르는 영화였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단편이나 호시노 유키노부의 작품같은 고전 SF 감성을 그대로 영화로 옮겨놓았기 때문이다.
우주를 소재로한 영화들이 거의 스페이스 오페라들 밖에 안보였던 까닭에 이 영화가 더욱 각별하게 다가왔다.

최근에 우주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그래비티가 있었지만, 이 작품은 40년 전이라면 모를까 영화가 만들어질 시기부터 이미 SF가 아니었다. 타워링, 볼케이노, 포세이돈 어드벤처처럼 지금 당장 바로 즉시 일어날 수 있는 현실의 재난을 다룬 영화일 뿐이다. 인터스텔라는 지금 우리가 붙잡고 있는 지식들을 동원해서 미래의 비전에 대해 보여주던 고전 SF의 미덕을 영화로 끌고왔다. 이전의 놀란 영화에 비해서 스토리라인이 아주 극적인 구석이 없다는게 불만인 사람도 있지만 고전 SF 단편들이 원래 그런 느낌이다. 우주괴물, 외계인, 네크로모프 같은게 사람을 습격하고 우주전함이 중성자빔을 마구 쏘아대는 자극적인 이야기들은 사실 우주나 미래가 배경이 아니어도 할 수 있다. 외계인이 아니라 사자와 대결하는 고스트 앤 다
크니스같은 작품이나, 70년 전 태평양에서 벌어졌던 인류 역사상 최대의 대전쟁에 스킨만 우주로 덮었을 뿐이다. 고전 SF는 우리가 이미 겪어본 그런 일들이 아니라 진정한 미래의 비전들을 다루면서 인간을 바라보기 마련이다. 우리가 손에 쥔 과학지식을 통해서.

후반부에 등장한 테서렉트(4차원 육면체)에 대해서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테서렉트야 말로 인터스텔라가 가진 고전 SF의 감성을 집결시킨 결정체라고 생각한다. 지금 가진 인류의 지식을 토대로 하여 이론적으로 합당하지만, 지금 우리의 감각으로는 마법이니 판타지라고 밖에 느껴지지 않는 극한을 묘사하고 있으니까. 테서렉트에 대해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감각은 중세인들이 100톤이 넘는 광동체 여객기가 날아다니는 풍경에 대해서나, 60년대인이 현대 스마트폰에 대해 가질 수 있는 감상과 같다.

최대한 스포일러를 피해가면서 썼지만 테서렉트에 대한 언급에서 특정부류의 사람들은 결말의 방향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영화가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갑자기 판타지로 변한다고 의아함을 느낄 수도 있다.

어쨌든 결론은 놀란 감독님 감사합니다 흐규흐규...






덧글

  • Arcturus 2014/11/08 17:26 # 답글

    테서랙트가 등장하는 후반부의 환상성이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후반부와 겹쳐보이더라고요. 메카닉 디자인이나 색감, 질감도 딱 스페이스 오디세이고... 그리고 타스는 정말 최고 모에 캐릭터입니다:)
  • 칼스루헤 2014/11/08 22:16 # 답글

    요즘 영화를 안봐서... 곧 퓨리 나오는건 볼테지만(....)... 음 이런 추천이면 볼만할텐데 으으...
  • 오렌지 공작 2017/07/17 07:42 # 답글

    시간이 멈춘 블로그군요...

    미쿠루찡이 도테모 아헿!
댓글 입력 영역